잘 죽는다는 것
🎭 문화 📖 6분 읽기 📅 2026-05-16

50+가 처음으로 꺼내는 웰다잉 이야기


죽음, 이제 말할 수 있어요

장례식장에 다녀오고 나면 며칠은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요. 슬픔 때문만이 아니에요. 문득 "나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하는 생각이 스치고, 그 생각을 얼른 밀쳐내곤 하죠. 우리 또래 대부분이 그래요. 죽음은 오래도록 입에 올리면 안 되는 말, 불길한 말로 여겨졌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달라지고 있어요.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절반 이상(53.2%)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했고, 그중 상당수가 "두렵기도 하지만 담담하기도 하다"고 했어요. 두 감정이 공존한다는 것, 저만 그런 게 아니었던 거예요.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꼭 어둡거나 병적인 게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 이 나이에, 삶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기 위한 용기 있는 시선일 수 있어요.

autumn park bench morning light peaceful

'잘 죽는 것'이란 뭘까요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지시나요? 거창한 개념이 아니에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 그게 전부예요. 연명치료를 받을지 말지 미리 결정해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그 한 방법이에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이 230만 명을 넘어섰는데, 그중 60대 이상이 전체의 70%를 차지해요.

유언도 마찬가지예요. 거창한 재산이 없어도 유언은 쓸 수 있어요. "내 물건 중 이건 큰딸한테, 이 앨범은 동생한테" 식으로, 내가 소중히 여기던 것들을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편지라고 생각하면 훨씬 가벼워져요. 법적 효력이 있는 자필증서유언은 전문을 직접 손으로 쓰고 날짜·성명·도장을 찍으면 성립돼요. 공증 없이도 가능해요.

버킷리스트도 죽음과 연결될 때 비로소 진짜 힘을 발휘해요.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살아있는 동안"으로 바뀌는 순간, 버킷리스트는 꿈이 아닌 계획이 돼요.

담담함과 두려움, 둘 다 정상이에요

우나어(우리 나이가 어때서) 커뮤니티에서도 자주 나오는 주제예요. "장례식 다녀오고 나서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죽음 이야기를 하고 나니 오늘 하루가 더 소중해졌다"는 이야기들이요. 물론 "무섭다, 아직 못 다한 게 너무 많다"는 말도 함께해요. 그 두 마음이 동시에 드는 게 이상한 게 아니에요.

"죽음을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처음엔 위로가 됐어요. 그런데 집에 오는 길에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그게 더 오래 남더라고요." — 커뮤니티 회원 60대 회원 글 중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지금의 삶을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남은 시간을 내 방식대로 채우겠다는 선언에 더 가까워요.

죽음을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건, 삶을 진지하게 사랑하게 됐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 이야기, 혼자 품고 있지 말고 우나어에서 함께 나눠봐요.



자주 묻는 질문


Q.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어디서, 어떻게 등록하나요?

A.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www.lst.go.kr) 또는 가까운 보건소·병원 내 등록기관에서 무료로 등록할 수 있어요. 본인이 직접 방문해 신분증을 지참하면 되고, 대리 등록은 불가능해요. 한번 등록해도 언제든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어요.



Q. 재산이 별로 없어도 유언장을 써야 하나요?

A. 꼭 재산 때문에만 쓰는 게 아니에요. 내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 전하고 싶은 마음, 장례 방식에 대한 바람도 담을 수 있어요. 자필증서유언은 전문을 손으로 쓰고 날짜·성명·도장을 찍으면 법적 효력이 생겨요. 공증 없이도 유효하고, 형식보다 '내 뜻을 남긴다'는 의미에 집중하셔도 충분해요.



Q. 죽음에 대해 자꾸 생각하는 게 우울증인가요?

A. 단순히 죽음을 생각하는 것 자체는 우울증이 아니에요. 오히려 50·60대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실존적 성찰이에요. 다만 '지금 당장 죽고 싶다'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무기력함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에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우나어 매거진 편집팀

우리 나이가 어때서 매거진

같은 고민, 혼자 하지 마세요 💬

우나어에는 같은 나이,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분들이 모여 있어요.

우나어 커뮤니티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