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 뭔가 허한 기분이 들었어요. 아침에 눈 떠도 갈 곳이 없다는 게 처음엔 낯설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집에만 있다가 동네 카페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평일 오전에 오는 손님들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 세 시쯤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사람들 보는 게 소일거리가 됐어요.
시간이 정말 남는다는 게 신기했어요. 직장 다닐 땐 하루가 너무 빨라서 밤하늘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거든요. 지금은 조용한 아침에 따뜻한 라떼 마시면서 책도 읽고, 햇살 좋은 날씨면 공원에서 앉아만 있어도 괜찮더라고요. 뭔가 내 속도로 산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어요.
새로운 거 배우고 싶으신 분들도 많던데, 저는 그냥 천천히 걸으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다시 찾는 중이에요. 그게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