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는 가구처럼 익숙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안방에는 제가 차지하고 있는 책상이 있습니다.

저는 집에 있을 때는 주로 이곳에서 생활합니다.

거실에는 소파가 있습니다.

아내는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소파에서 많이 생활합니다.

도종환 시인이 '가구'라는 시를 쓰셨다는데,

90%의 익숙함과 10%의 쓸쓸함이 배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가구는 익숙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저 그렇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에 익숙하여,

편안함으로 자기 자리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아파트 한 공간에서도 책상이나 소파처럼,

자기 자리에서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때론 전화를 하거나 받을 때면,

아내는 저 멀리 딸 방으로 가서 통화를 하기도 합니다.

내가 안방에서 통화를 시끄럽게 하고 있으면,

안방문을 닫거나 조용히 해달라고 합니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이면,

아침 일찍 공원 산책을 나가야 되는데,

내가 늦게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게 되니,

도시락이나 간식을 챙겨주느라 못나간다고,

나더러 더 일찍 일어나라고 하기도 합니다.ㅎㅎ

아내여,

저에게 구애받지 말고,

알아서 일찍 산책을 하셔도 됩니다.

제 물과 간식은 제가 알아서 하렵니다.

아내의 익숙한 시간과 공간이,

저로 인해서 불편해지면 안되기에,

저는 저대로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가야 되겠습니다.

요즘은 날도 덥고,

자고 깨고 하는 패턴도 다르기에,

저는 저대로 안방에서,

아내는 아내대로 딸방에서,

각자 편하게 잠을 자게 됩니다.

가구는 말이 없습니다.

제가 쓰는 장롱과 책상은 저대로,

아내가 쓰는 장롱과 소파는 아내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후반전과 하루의 오후를,

각자의 시간과 공간으로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

식사하는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네요.

아내가 집에서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이제 또 씻고 아침먹고,

소일하러 자전거 타고 나가야 되겠습니다.

퇴직해도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해야 할테니까요.

편안한 가구처럼 익숙하게 하루를 각자의 시공간에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즐겁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밥먹는 시간도 다른 때가 있어서 같이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각자의 시간이 가구처럼 익숙함으로 차지하고 흐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