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억 명퇴금 게시글에 많은분들이 댓글 주셨습니다. 7~80%는 명퇴하겠다 하셨네요. 개인 성향, 상황, 계획등 여러변수가 다르니 다른 선택을 하실겁니다. 명퇴 안하고 버틴다는분의 공통점이 보입니다. 퇴직이 가까워졌거나 이미 퇴직하신 분들이더군요. 50중반 나와 이직은 쉽지않다는걸 직접 체험한 분들일 겁니다. 그리고 국민연금 수령까지 10년 이상의 크레바스 기간동안 버티는게 만만치 않다는걸 아는듯 합니다.

명퇴후 목돈으로 창업도 하고 투자도해 명퇴금 보다 더 많은 돈을 만들어낼 수 있으나 오히려 까먹는 경우가 더 많은게 현실 입니다. 특히 부양가족 있고 자녀 교육, 독립이 안된 상황에선 회사라는 울타리 나온다는게 부담스러울 겁니다. 책임질 가족 없다면 훌훌털고 인생 2막 시작하긴 쉽겠지요. 저 역시 혼자 생활한다면 퇴직금 4억에 명퇴금 5억이면 당장 그만두고 나올 듯 합니다.

지금 근무하는 회사는 지방 여러곳에 공장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숙련퇴고 특화된 기술 가진분은 퇴직 5개월전 회사가 제안을 합니다. 년봉에 70% 조건으로 1년간 촉탁 근무 의사를 물어봅니다. 모두에게 그런건 아니고 기술이 특별하거나 성실한 사람에 한해서죠. 사무직의 경우도 마찬가지긴 하나 상당히 드물게 촉탁 제의 받는분이 있습니다. 임원 진급 시키긴 애매하고 정년으로 내보내기엔 아까운 ...

일반적으로 촉탁 시작하면 짧게는 3년, 길면 5~6년까지도 하게 됩니다. 국민연금 수령 연기하며 근무하니 경제적 노후준비는 완벽하게 되는겁니다. 대신,,, 시간을 양보해야 합니다. 은퇴후 본인에게 사용할 시간을 고용주와 회사를 위해 사용해야 하죠. 이 시간이 무한한것이 아니니 여자보다 수명 짧은 남자는 이 자유시간을 잘 계산해야 합니다.

재밌는 현상이 관찰 됩니다. 대부분이 정년퇴직 2년 남은 시점까지는 빨리 퇴직하고 싶다고 노래 부릅니다. 그러다 조금씩 말이 줄어 듭니다. 촉탁제의시 어떤 선택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되는 겁니다. 회사에서 제안이 들어오면 10에 9명은 계약서에 싸인을 합니다. 그렇게 지긋지긋하고 빨리 은퇴하고 싶다 노래부르던 사람들이 왜 다시 자발적 노동시장에 남으려 할까요 ?

이들 역시 제가 가진 생각처럼 후배를 위해 자리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 지배적이었습니다. 체력 더 떨어지기전 여행도 다니고 액티브한 취미생활도 즐겨야 한다 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 해방된다는 그것 자체로도 설레여 하신분들입니다. 젊은날 가족 위해 희생했으니 이만하면 됐다 하신분들 입니다.

막상, 퇴직이 코앞이니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 합니다. 퇴직금 받고 9개월간 실업급여 받고해도 국민연금 수령까진 2~3년. 이미 퇴직한 선배들은 '회사가 붙잡으면 두말 말고 계속 다녀라' 는 조언이 현실로 다가 옵니다. 후배 눈치는 밥먹여 주는거 아니니 고려 대상이 아니게 되죠. 실속적인 계산이 시작 됩니다. 3년간 촉탁으로 근무시 준비되는 노후자금과 바로 퇴임시 자금을 비교합니다.

이전 제 글에 바로 퇴직한다는 분들 기준엔 이해가 힘들겁니다. 30년 넘게 힘든 출퇴근과 부당한 업무지시. 잘못된 결과에 억울한 책임등 엄청난 스트레스 감수하며 버틴 시간. 또 다시 자발적 전쟁터에 남는다는건 정말 납득이 어렵습니다. 납득이 어려움에도 잔류를 선택하는건 잃는것 보단 얻는게 많아 그러는걸 겁니다. 어차피 노동과 스트레스는 몸에 익숙해졌으니 3년만 더 버티면 된다는 합리화로 작동됩니다.

그에 대한 댓가로 3년간 월급은 따박따박 나오고 회사 복지와 출퇴근 경비 지원, 핸폰비 지원, 점심 제공등의 혜택을 받게 되지요. 그 기간동안 정산한 퇴직금은 계속 이자가 불어나고 개인연금 역시 증액이 시작 됩니다. 준비해둔 노후 자금을 건드리지 않고 3년간의 월급으로 버티게 됩니다. 3~40대는 명퇴후 이직하면 된다는데 50중반 명퇴후 비슷한 레벨의 직급에 취업은 불가능 합니다. 경쟁사들도 그 나이 직원 내보내는데 왜 본인을 채용하겠습니까.

운 좋아 협력사 취업한다해도 그쪽 역시 받던 연봉에 6~70% 정도 하향 조정 됩니다. 새로운 일터에서 익숙치 않은 조직 문화와 보이지 않는 견제 당하는건 쉬운일 아닙니다. 그럴바엔 다니던 일터에서 존대 받으며 70% 임금 싸인하는게 훨씬 합리적이란 계산에 도달 합니다.

촉탁 제안 받는 사람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의 성향이 도전,진취적이지 않고 주어진 일에 책임감 강한 성향이란 겁니다. 전자라면 일찍 퇴사후 창업을 시도했거나 임원 승진을 했을겁니다. 기질 자체가 온순한 타입이니 조직 충성도가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성향이 명퇴후 창업을 한다 ? 아주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경험없어 대형 프렌차이즈 기웃거리며 또다시 무늬만 사장인 노동자의 세계로 걸어들어갑니다.

이것도 아니면 투자를 통해 현금흐름 만들어야 합니다. 성실하게 회사만 다니다 나와 8~9억이란 큰 돈을 투자한다는건 너무 두렵고 힘든 일입니다. 대부분은 기질상 직접투자는 피하고 수익률 낮은 안전투자 선호하게 됩니다.

근무하는 회사에서 촉탁 계약 거부하고 정년퇴임하는 특이한 1명 (비율로 10%)은 어떤 특징일까요 ? 기질이 특이하거나 진취적이어서 ??? 아닙니다. 이분들 특징은 노후준비가 잘되어 있습니다. 재태크 통해 연금 크레바스 기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유 있는 분들입니다.

돈 9억 일시불 받으면 당장 그만두지 고민거리가 되나? 는 분들도 막상 50중반 나이에 이직할 곳 없고 노후 준비 부족하다 생각되면 생각이 바뀔 수 있습니다. 부양가족 3명, 4식구 최소 생활비 월 4~5백씩 든다면 돈 9억이 충분치 않다는걸 알게 됩니다. 얼마전까진 촉탁 근무하는분 이해가 잘 안되었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이 선배들의 고민과 현실타협 조금씩 이해되고 있습니다.

현실은 생각보단 만만치 않고 가오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걸 나이들며 점점 깨닫기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