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이혼...

나에겐 정말이지 죽기보다 더 힘든 결정이었다.

그치만 이러다간 내가 죽을 것 같아서 더 이상은 안되겠어서 6년5개월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애들 아빠의 바람으로 첫번째 이혼을 하고 지옥 같이 힘든 시간을 버티며 악착같이 살아냈고,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점점 그 상처가 아물어 갈 즈음 이 남자를 만났다.

내게 너무 다정했고 아낌없이 사랑을 주었다. 세상을 다 얻은것 같았다. 이 사람이라면 내 남은 인생 웃으면서 살 수 있을것 같았다. 그렇게 1년3개월의 연애를 했고, 2020년 3월2일 혼인신고를 하고 살림을 합쳤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이 남자는 갈등이 생기면 해결보다는 방문 닫고 들어가는 전형적인 회피형 인간이라는걸 깨달았다.

한번씩 그럴때마다 난 정말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것 같았다.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달래도 보고 화도 내보고 별짓을 다했다. 그러면 2~3주정도 지나고 다시 또 일상으로 돌아오고, 또 몇달 조용하다가 또 반복...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거기에 경제적인 문제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남편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회사를 진득하니 못 다녔다. 결혼 생활 6년5개월동안 10여차례 회사를 옮겼다. 그러다보니 퇴직금은 전혀 없었고 이직하는 과정에서 몇일씩 비는 시간들이 있다보니 월급에도 조금씩 구멍이 생겼다. 거기에다 남편은 차와 전자제품에 욕심이 많았다. 돈도 없으면서 2~3년마다 새차를 구입했다. 물론 전액 할부로... 그런데 그 할부가 끝나기도 전에 2년정도 지나면 또 다시 새로운 차를 사고 기존 타던 차는 헐값에 팔고...이걸 반복하다보니 할부금 이자만 계속 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정작 차를 팔 때는 한푼도 남는게 없었고, 취등록세 때문에 어떨 땐 돈을 더 넣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어쩔수없이 결혼하고 1년 뒤부터는 나도 직장을 다녔다.

낯선 지역에서 적응해가며 처음 1년은 오전에만 일을 했다. 그래도 안되겠어서 오후부터 밤까지 애들 가르치는 학습지 교사를 만3년을 했고 그러다가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병원 다니면서 이런저런 검사들을 하고 수술을 받고... 그 와중에도 입원기간 한달을 빼곤 꾸준히 과외도 했다. 수술 후 갱년기 증상이 악화되며 건강은 점점 안좋아져서 이대론 안되겠다싶어 모든 경제활동을 접은지 딱 3개월...

본인 힘든데 돈 안벌어온다고 눈치를 주더니 급기야는 대놓고 일 하라고 화를 냈다.

그동안 직장 다니면서 한달도 빠짐없이 매달 월급날이면 내 월급의 70~80% 정도를 남편에게 보내줬었고, 남은 돈으로 아껴서 적금 넣으면 만기일엔 귀신같이 알고 보내라고 해서 또 보내주길 반복했다. 그렇게 보낸 돈이 자그마치 7천만원이 넘었고 모자란 생활비에 보탠거까지 하면 8천만원이 넘었다.

왜냐하면 모든 경제권을 남편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집안일도 100% 내 몫이었다. 음식 만드는걸 좋아하고 잘 했기 때문에 외식도 거의 없이 집밥만 해먹였고, 난 좀 많이 깔끔하고 집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집은 늘 잡지책에 나오는 그런 집처럼 예쁘고 깨끗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남편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날엔 잠만 자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남은건 매달 숨을 죄어오는 카드빚... 자기 혼자 살 땐 이러지 않았다며 내가 돈을 안벌어서 그렇다는 되지도않는 망말을 쏟아부었다.

결혼생활동안 정말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작년 설연휴 전 내가 자기한테 말 없이 79,000원짜리 가방 하나 산거 때문에 삐져서 혼자 시댁에 내려간걸 어머님 부탁으로 그 다음날 시동생 차로 같이 내려갔는데 날 보더니 장남이라는게 제사도 안모시고 쌩하니 말 한마디 없이 다시 혼자 집으로 올라간 일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거 같다.

또 얼마전엔 어금니가 아팠는데 두달을 참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치과를 갔더니 염증이 너무 심해서 뼈까지 녹았다고 급하게 임플란트를 해야한대서 어쩔수없이 540만원을 카드 3개월로 긁었다. 그랬더니 생활비 모자라서 힘든데 카드 긁었다고 얼마나 눈치를 주던지..그 표정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그래도 난 그동안 조금씩 모아뒀던 적금을 깨서 치료비 보태라고 380만원을 보내줬다.

본인은 작년에 치과 치료로 1000만원을 넘게 썼는데 난 한번도 불만을 얘기한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더니 또 얼마전에는 돈도 없으면서 말도없이 오토바이를 샀다.

늘 이런식이었다. 본인이 사고싶고, 하고싶은건 상의없이 혼자 결정하고 나에겐 통보만 하는...

이런 어이없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서 나는 점점 자존감이 무너져 갔고,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졌다. 행복하려고 한 재혼인데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이러다가 내가 죽을것 같아서 내 힘듦을 얘기했더니 이혼하자고 소리 지르면서 이혼 서류 해오라고 해서 다음 날 서류 갖다 줬더니 두말없이 바로 작성해 주길래 8월7일 법원에 같이 가서 접수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는 정말 찌질함과 치졸한 모습들을 모두 보여주는데 와 정말 이렇게까지 한다고?

그러더니 하루는 자기 방에서 새벽에 허리띠로 목을 매었다. 다행히 내가 바로 발견해서 얼른 끌어내리긴 했지만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살이 떨려 미칠것 같다.

이젠 모든걸 내려놓고 한달이란 시간이 얼른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가 얼른 팔려서 조금이나마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음 좋겠다.

마음 같아선 소송해서 내 권리를 찾고 위자료도 받고싶지만 긴 시간을 저 사람과 마주치고 싸우고 해야하는게 너무 싫어서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다.

앞으로 내가 걷는 길이 힘들지않고 웃을 일만 있는 그런 길이었으면 하는 조그만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