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주부 10년

수입이 없으니 자꾸만 눈치가 보였다.

애들 둘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고,

엄마로서 아내로서 열심히 헌신했지만,

돈을 못 버는 건...

사람을 눈치보게 만들었다.

애들이 커가면서

돈이 궁해졌다.

그래서 하루 4시간 파트타임 알바를 전전하며

100정도 가정에 보탬이 되었지만,

이정도 수입으론 어림도 없다.

여전히 납짝 엎드렸다.

솔직히 당시에는 내가 눈치를 보며 사는 줄도 몰랐다.

그냥 내가 헌신한다 생각했다.

11년을 시댁에 매주 간 것도~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어 주는 것도

내가 헌신적인 사람이라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알바 인생이 지겹다고 느껴졌다.

아무리 일해도 100만원 언저리로 버는게

너무 짜증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데도

늘 돈에 쪼들렸다.

그래서 45세에

미친척... 아무것도 모르면서

맨땅에 해딩하는 마음으로

1700만원을 들여

내 장사를 시작했다.

전세금까지 포함하면 2700만원 들었다.

차리고 나서

자리잡는데

3개월 걸렸고,

그 이후로는 400정도 수입이 생겼고,

지금 5년차인데

안정적으로 450-500정도 벌고 있다.

이제 남편보다 더 잘 번다. 내가.

집에서 내가 대장이 되었다.

돈 잘 버는 놈이 장땡이다.

이제 납짝 엎드리는 일은 안한다.

시댁도 돈 번답시고 거의 안 가고,

집에서도 목소리 제일 크다.

돈 버는데 뭐 어쩔? 내가 제일 잘 버는데 어쩔?

이제는 돈 좀 번답시고 내가 제일 잘났어 시전한다.

근데 이제 가정 경제도 안정이 되었고,

애들 둘도 엄마 손 가는 나이가 아니라 알아서 잘 크고,

남편도 돈 잘 벌어오는 마누라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는데,

너무 빡쎄게 일해서

온 몸이 너무 아프다

아파 미치겠다.

갱년기로 마음도 아프다

마음도 아파 미치겠다

돈이 없을 때는 돈만 잘 벌면 행복해질거라 생각했는데,

돈이 생기고 나니

그동안 너무 돈 버는데 혈안이 되어

몸과 마음을 못 챙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심리 치료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돈을 버느라

나를 너무 소진했다.

요즘은 심리 센터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럭키비키 마인드 컨트롤 하며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처음에는 피식 웃었다.

뭐 어쩌라고.

아파 죽겠는데, 뭐가 럭키비키란 말이냐

럭키비키 다 얼어죽었다.

럭키비키할 거 하나도 없다

근데 뭐 밑져야 본전이니까

함 해보까?

우울증 걸렸지만 아직 살아있잖아 럭키비키!

아파 죽겠지만 치료 받을 돈 있잖아 럭키비키

럭키비키 덕분에 요즘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몸은 여전히 아프다

어제도 10시간 넘게 일해서 아파 죽겠다

늙어서 그런가 너무 피곤하니

눈에 실핏줄이 다 터졌다

그래도 일 할 수 있으니 럭키비키다!

그동안 건강은 당연한 옵션같은 거였다.

산소같은 거라서 중요한 줄도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갱년기로 혼돈의 카오스를 겪고 나니

이제 산소 없음 죽듯 건강이 나빠지면

삶의 질이 수직으로 하락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도 눈뜨니 3시 30분

어제 열시간 넘게 근무하다 보니

온 몸이 너무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떠서

새벽 다섯시까지 우아갱에서 글 보고

글 적고

혼자 논다

일기장 발견하고

그동안의 일들을 정리해 본다

우아갱을 만난 게 럭키비키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