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한번 올린 바가 있었는데 다시금
생각이 나서 재차 올려봅니다
몸이 좋지 않을때 마다 한번씩 읽고
생각을 다 잡아 봅니다
(어느 노숙자의 시)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일뿐 .....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쉬웠는데
모든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띠로 매었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 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 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뒤엉킨 실타래 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소주를 벗삼아 물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발 첨물점에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돼, 아빠 ! 안돼"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걸어나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 걸어가야지 ~~~
위 시는 약 십수년여년 전부터 노숙인 관련 단체행사나 자료집에 자주 등장한다고 합니다
도대체 위 시는 누가 썼을까 ?
위 시는 1999년 봄경 장금 (1949년생 당시 51세)이란 노숙자가 자신이 기거하던 노숙자 사랑방 벽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단숨에 일필휘지로 써내려 갔다고 합니다
1998년도에 사업이 망했다면서
노숙인 사랑방을 찾은 장씨는 키가
160센티 가량되는 이가 많이 빠진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로서 평소
글솜씨가 뛰어났다고 합니다
성격은 평소 자신을 집시라고 한 것
처럼 한 곳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고
잠시 머무는 노숙인 사랑방 생활에서
옆 노숙인들에게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한문도 가르쳐 주는등
친절한 지식인 이었다고 합니다
위 시는 그후 각 노숙인들의 쉼터 벽마다 붙여놓고서 들어오는 노숙인들 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자신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노숙으로 지내다가 거리에서 영양실조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다가 2010 , 4월경 타계하여 무연고 시신으로
처리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감히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편히 커피를 마시면서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의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때 누군가는 새로운 힘든 하루를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일상이 너무 단조롭고 지루하게 생각이 되어 짜증을 내는 순간 또 누군가는 무료급식소의 긴 행렬에 줄지어 서서 한끼니를 구걸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석양이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가 되고
우리가 침상에서 편안히 잠들때
누군가는 둥지잃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사소한 것을 가지고 (힘들어 죽겠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우리는 아직은 빛이 비추는 편에
서 있다는 것에 대하여 감사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를 더 낮은 곳에
두어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과히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