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빠로서는 나쁘지 않은 분이셨어요. 더군다나 전 딸하나 막내라 이쁨을 많이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부유하지는 않지만 돈때문에 힘들 정도로 살게 하진 않으셨죠.

그러나 전 아버지를 좋아하면서도 미워하는 양가감정이 강했죠. 자식들한테는 잘해주셨지만 독선적이고 다혈질에 분노조절 장애가 있어서 평상시 잘 지내다가도 엄마랑 갈등이 생길때 화를 이기지 못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셨죠. 자주는 아니고(자식 앞에서는 그러지 않으셨고) 어렸을 때 자다 깨서 놀라 이불속에서 바들바들 떨었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외에는 엄마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좀전에 엄마한테 전화왔는데 목소리가 넘 안좋아서 물어보니 울면서 아빠랑 더이상은 못살겠다고... 무슨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화를 못참고 엄마를 때렸대요 ㅠㅠ. 90이 낼모레인 노인네가 말이죠.. 하.. 제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모시러 가겠다고 아빠 가만히 안둔다고 난리를 치니.. 엄마가 안된다고 그래도 아빠한테 그래서는 안된다고 ㅠㅠ .. 화내면 뭔짓을 하지도 모를거라고.. 오지 말라고... 예전에도 이런 적 있을때 끝장내려던 걸 엄마가 제발 모른척해달라고 해서 사정사정해서 그냥 넘어갔었어요. 평상시 아빠랑 나쁘지 않게 지내셨고 엄마가 몸이 약해 의지하시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자식이 아버지랑 싸우거나 대드는 걸 보고 싶지는 않으신 거 같아요.

그런데 오늘은 저도 그동안 참았던 울화가 치밀어 오르며 다시는 꼴도 보기 싫다고 아버지 안보고 살거라고.. 가만 안둔다고 이성을 잃었어요 ㅠㅠ 이제는 정말 안보고 싶네요 ㅠㅠ.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요. 남편도 아이들도 상상도 못할 거에요. 조금 있다 펑할께요. 가슴이 넘 터질 거 같아 여기에서라도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