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팔자다.”

한 번쯤 들어본 이 말은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을 빗대어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걱정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니, 걱정이 없으면 살맛이 안 나는 듯, 걱정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어릴 때는 다칠까 봐 걱정하고, 학교 다닐 때는 성적과 입시를 걱정한다. 사회에 나와서는 승진 걱정, 결혼 걱정, 자식 걱정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젠 거의 이루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다시 건강 걱정, 배우자 걱정, 심지어 요즘엔 나라 걱정까지, 우리 인생의 걱정들은 릴레이 경기처럼 이어진다.

걱정이 많은 이유

우린 모두 행복을 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하다”는 말보다 “걱정된다”는 말이 입에 더 익다. 서점에는 ‘행복하게 사는 법’이란 책이 수두룩하고, 유튜브에는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 영상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여전히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 이유는 어쩌면 단순하다. 우리 스스로 행복의 길로 가는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실천하지 못하고, 불행해지는 ‘생각 습관’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도 우리는 늘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지금 가진 것보다 부족한 것에 시선을 두곤 한다. “조금만 더”라는 욕심이 끊임없는 걱정의 씨앗이 된다.

진정한 편안함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마음에 꼭 들지 않아도, 지금의 내 상황을 받아들이면 신기하게도 걱정이 줄어든다. 반대로 마음속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나간 일을 계속 곱씹으면, 상황은 안 바뀌는데 생각만 복잡해진다. 스스로를 괴롭힐 뿐이다.

진짜 걱정은 4%뿐

오죽하면, ‘우리 걱정거리의 40퍼센트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에 대한 것이고,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퍼센트는 사소한 사건들, 4퍼센트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이며, 나머지 4퍼센트만이 우리가 대처해야 할 진짜 걱정거리’라는 말도 있다.

결국 문제는 “걱정거리”가 아니라 “걱정하는 나 자신”이다. 걱정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걱정을 바라보는 내 태도를 바꾸는 게 더 현명하다. 걱정한다고 일이 해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걱정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집중력을 빼앗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아니라, 같은 생각을 곱씹는 습관적 반응일 뿐이다.

무의미한 걱정을 줄이고,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만 시간을 써보자. 문제를 분석하고 실행하는 데 집중하면 걱정이 줄어들고,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퇴직 후 근심 걱정 대신, 소소한 행복에 눈을 돌리자

퇴직 후엔 누구나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선다. 직장에 있을 땐 ‘퇴직 후엔 홀가분하겠지’ 싶었지만, 막상 그 시간에 들어서면 또 다른 걱정들이 줄줄이 고개를 든다. 남은 세월을 버틸 재산 걱정, 여기저기 신호를 보내는 건강 걱정, 결혼을 준비하는 자녀 걱정, 그리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채울까 하는 소일 걱정까지….

하지만 걱정을 걱정으로만 끝내선 안 된다. 돈이 부족하다면 체면 따지지 말고 다시 일을 찾으면 된다. 요즘은 나이에 상관없이 시니어 일자리나 재능 나눔의 기회도 많다. 반대로 그럭저럭 살 만한 여유가 있다면, 이제는 인생 후반부의 새로운 목표를 세워보자. 여행을 떠나도 좋고, 배우지 못했던 걸 배우거나 봉사로 삶의 활력을 찾는 것도 좋다. 중요한 건 ‘걱정 대신 실천’이라는 점이다.

행복과 불행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걱정이 습관이라면, 행복도 얼마든지 습관이 될 수 있다. 오늘 하루, 괜히 걱정이 밀려올 때 이렇게 말해보자.

“지금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

그 짧고 단단한 말 한마디가, 걱정을 비우고 행복을 채우는 시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