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으니 가끔 오래된 노래 하나가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습니다.

오늘 우연히 이 노래를 다시 들었습니다.

발표된 지 오십 년이 넘은 곡인데, 이상하게도 낡았다는 느낌이 없네요.

그 시절의 목소리는 요즘처럼 편집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숨결이 담겨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노래가 나온 이듬해, 노래를 부른 사람과 노래를 만든 사람은 실제로 헤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노래와 삶이 겹치는 순간이 있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우리가 부르는 노래도, 우리가 쓰는 글도, 결국은 그 사람이 살아낸 시간에서 나오는 것이겠죠.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도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다는 그 노랫말을 들으며,

저도 문득 오래전 얼굴 하나를 떠올려봅니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모르는.....

그런데도 어느 날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멜로디 하나면 순식간에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되는, 그런 얼굴 말입니다.

프랑스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시간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시계가 재는 시간과, 우리가 실제로 살아내는 시간....

시계로 보면 오십 년은 오십 년이지만,

노래 한 소절에 실려 돌아온 그 순간은 초 단위로 잴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이 느끼는 시간은 숫자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죠.

시장은 매일 빠르게 움직입니다. 어제의 시세는 오늘 아무 의미가 없고,

오늘의 판단은 내일이면 또 낡은 것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노래 하나는 오십 년이 지나도 그대로 마음을 움직인다는것...

빠르게 지나가는 것들 사이에서, 이렇게 천천히...

아니 어쩌면 시간을 거스르며 남는 것도 있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위안이 됩니다.

오늘은 숫자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시고

그저 노래 한 곡, 편하게 들어보시는 저녁 되시길 바래봅니다.

GIANT

https://youtube.com/playlist?list=RDEMTN0qwB3o06tsC0S2I7GuWA&playnext=1&si=c_WlOKsuKLZtcG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