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고 싶어 오전내내 전전긍긍 했어요

내 지인의 결혼식도 아니고

박언니가 알고 지내는 사람의 결혼식이요

막상 가보니까 당구장 사람들이 많이 왔고

부부동반에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았어요

다들 서로 친했고

평소 동네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한껏 차려입었더라구요

그 사이에서 어디에도 끼지 못했어요

이게 제 못난 단점이에요 서투룬 관계

제가 인사를 하자 순간 시선이 모이고

지나가며 나를 훑어보는 눈길들이 신경 쓰였어요

평소엔 이런 거에 기가 죽거나

주눅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화장기도 거의 없이 전 꾸미는 것도 잘 못해서

오늘 모습이 유난히 초라하게 느껴지네요

사람들이 어떻게 입었는지 보고

배우자와 함께 당당하게 서있고

가족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맞벌이로 형편이 안정되어 보이고

또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것들요

저에게는 지금이 안정감이 없거든요

계속 비교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속물같이 느꼈졌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내 삶을 부끄러워 하고

남들의 삶을 많이 부러워하고 있었나봐요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들도 동거하다가

이제서야 식을 올리는 사람들이거든요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이라 더 비교됐나봐요

ㅡ언제쯤 식 올려요?

ㅡ다음은 너네 차례야?

그 말을 듣는데 그냥 창피했어요

밥을 먹으면서 분위기를 풀려고 장난스럽게

ㅡ조금 드시네요 그에비해 너무 건강하시네요

농담에도 웃음이 안나오구요

저도 당당하게 서있고 싶고

내 지금의 삶을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초라하다고 느끼지 않고 싶어요

오늘은 내 삶이 부끄럽다고 느껴져요

씻어야 하는데 속상해서 주절주절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