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 저녁먹고 산책겸 동네 재래시장에 갔다왔어요.
가끔 시장 근처에서 마주치는 할아버지가 계신데
고개가 완전히 꺾여 땅만 보고 가시는 할아버지가 계세요.
(너무 굽어 앞을 못보세요.)
장보러 갈 때 끌고 다니는 캐리어같은걸 끌고 다니시는데
노숙인은 아니신거 같은데 큰 짐을 갖고 정처없이 돌아다니시는 느낌이에요.
항상 지쳐서 어디 구석에 한참을 서계세요.
오늘도 어느 가게앞 한쪽 구석에 고개가 완전히 바닥을 향한체로 꼼짝을 안하고 서계시더라구요.
날씨가 조금 시원해지긴 했지만 오늘도 엄청 더웠는데 더위에 지치신건지...
조금 지켜보다가 바로 앞 버스정류장 의자에라도 앉아계시라고 말을 할까 말까...
얼마나 서 계신건지 알 수 없어 일단 살게 있어 마트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안계시더라구요.
혹시나 싶어 버스정류장 부스에 보니 거기 앉아 계셨어요.
얼마전 뉴스에 20대 청년이 더운 날씨에 물도 없이 전단지를 돌리다가 쓰러져 숨졌다는 기사도 보고
몇 년 전 저희 아버지도 복날 아침에 산책가셨다가 더위 드시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계시는걸 지나가던 분이 물도 사다주시고 119에 신고해주셔서 죽다 살아나셨거든요.
그 생각이 나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근처 가게에서 옥수수차 한 병을 사다가 용기내 드리고 왔는데...
빵이라도 사서 같이 드릴걸...
물만 드린거 같아 맘이 안좋아요.


그래도 너무 잘하셨어요^^
물두 사서 드릴까 말까 엄청 고민했어요. 용기가 없어 맨날 도와드리지 못하고 집에와서는 이불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