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아토피를 고친 것이
게르마늄 온천인지,
실버타운의 건강식인지
아직도 부부 사이에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젊을 때부터 남편의 아토피는 심했다.
심할 때는 온 몸이
칼로 그은 듯 상처투성이였다.
약을 먹고 연고를 발라도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심해졌다.
밤새 가려워
팔짝팔짝 뛰는 남편을 지켜보느라
나까지 잠을 설쳤다.
그때는 아토피는 불치병인 줄 알았다.
아니, 거의 그렇게 체념하고 살았다.
퇴직 후, 하루 세 끼를
함께 먹게 되면서 알게 됐다.
맵고 짠 음식은
아무리 먹지 말라고 해도 소용없었고,
야채는 늘 뒷전에다
마른반찬도 유난히 즐겼다.
2년 전, 내가 몸이 아파
남편과 함께 실버타운에 들어왔다.
그곳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세 끼를 먹었다.
아침 7시 반,
점심 12시 반,
저녁 5시 반.
간은 싱거웠고,
반찬을 골라 먹을 수도 없었다.
주는 대로 먹어야 했다.
3끼를 꼬박꼬박 먹으니
간식을 먹을 배도 없었다.
돌아서면 밥이고
또 돌아서면 밥이었다.
남편이 좋아하던 라면도
먹을 틈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실버타운은
건강을 망칠 자유를
조금 빼앗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렇게 2년 동안 건강식을 먹었다.
그리고 작년부터는 고창 힐링카운티에서
거의 매일 게르마늄 온천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집에서 효자손이 사라진 것이다.
나무 효자손이
시원찮으면 쇠 효자손까지
머리맡에 끼고 살던 남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효자손을 찾지 않았다.
환절기가 와도 긁지 않았고,
밤에도 깨지 않고 잤다.
나는 말했다.
“봐요. 밥이 사람을 바꾼 거예요.”
남편은 단호했다.
“온천이지.”
사실 남편 말도 틀리지는 않다.
가평 실버타운에서도 건강식은 먹었지만
여전히 긁었으니까.
고창에 와서 거의 매일 온천을 하면서
눈에 띄게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아토피가 무엇 때문에 좋아졌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효자손이 필요 없어졌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