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하다 보니
항상 집안 일이 문제더라고요.
둘 다 일 마치고 오면 에너지 바닥인데,
다시 집에 출근해야하잖아요 ㅠㅠ
그때 마침 대학생 딸이 휴학을 했어요.
그래서 휴학한 동안에
집안 일 하나는 니가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설거지를 부탁했어요.
근데 애 말이 가관이에요.
"더러워서 하기 싫은데"
이래요.
와...그 말을 처음에 들었을 때 충격이
어마어마했어요.
더럽다고?
니가 먹은 그릇인데?
우리 가족이 먹은 그릇인데?
그날 대판 싸우고
집나가라 소리까지 했어요.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구나
꼴도 보기 싫고
넘사시러버서 친구들한테 하소연도
못하겠더라고요.ㅠ
그러고 일년이 지났고요,
이제 9월되면 복학합니다.
설거지 여전히 안하고요,
사실 억지로 시키려고 했으면 했겠지만
저도 더럽고 치사해서 안 시킨다
생각에...
여전히 남편과 제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 사건을 계기?로
눈치는 좀 보더라고요.
식사 마치면
상 치우는 시늉은 하는 정도가 되었다고 할까요 ㅠㅠ
(글을 쓰면서도 내가 얼마나 자식을 잘못 키웠나
반성하게 되네요ㅠㅠ)
솔직히 아직 서운한 감정이 있고요,
못돼쳐먹은 가쓰나라고... 한 번씩 마음 속으로 욕합니다.ㅠ
퇴근 후 쌓여있는 설거지를 보면
열 받고 빨리 독립시켜야겠다
생각이 자주 들어요.
생각해 보면
그동안 집안 일을 제가 다해서
한 번도 시키지 않아서
이 사단이 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부하니까 배려한건데...
그 배려가 아이한테 당연한 권리가 되어 버렸어요.
여전히 속상하고 아쉬워요.
이제는 더러워서 내가 하고 말지만...
더럽고 치사해서 안 시키는 거지
마음이 풀린 건 아니에요.
내가 딸래미한테 서운하다 하면
지는 지대로 할 말 많을 거에요.
지가 알바해서 번 돈으로
엄마 아빠 퇴근하고 나면
뭐 시켜놓고,
밖에 나가서 들어올 때
커피나 맛있는 거 사오고 그래요.
주말되면 지가 맛집 서치해서
엄마 아빠 데리고 가겠다고
예약해 놓고,
한 달에 대여섯번은
이렇게 지가 알바한 돈으로 맛도리 음식 쏘고~
풀코스로 커피까지 대접?하는데요...
사실...이것도 고맙긴 한데,
진짜 제가 원하는 건
집안일 한 조각 맡아서 해주는 거였거든요.
가족이잖아요.
이제 9월이면 다시 복학해요.
복학하면 공부하느라 바쁘니까
집안일 당연히~ 못 하죠.
(간호과 다니고, 학교가 멀어서 시간도 없어요.)
할 수 있을 때
가족으로서 같이 담당해줬다면
얼마나 기특하고 예뻤을까 하는 생각에
주저리 해봤어요.
대신 항상 마음 속으로...
니랑 똑같은 딸 낳아서
나중에 니가 한 말 고대로
니 딸한테 들어봐라...
요래 생각하고 있어요.
암만 생각해도 이 이상의 시원한 복수는
떠오르질 않네요ㅠㅠ
자식 잘못 키웠다는 인증글을
내 손으로 쓴다는 생각에
웃프지만~
친구들한테도 못한 쓰린 이야기를
여기서는 털어놓게 되네요. ㅎ


아이고..간호사하면 설거지보다 더러운 것?.환자 각종 분비물등등..을 더 많이 봐야하는데..우째요..ㅠ본인밥그릇이라도 씻도록.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