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받았다. 아내와 나는 물론이고 아들 몫까지 포함하여 총 45만 원을 지급받았다.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은 정부 기준으로 볼 때 내가 소득 상위 30%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재산세 과세 기준인 12억 원을 초과하는 부동산을 보유한 것도 아니고, 건강보험료 역시 일정 기준 이상 납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보며 의문이 생겼다. 직원 여섯 명 가운데 두 명은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정부 기준대로라면 이들이 상위 30%의 고액 자산가라는 이야기일까?
한 사람은 사무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고, 다른 한 사람은 과장이다. 혼자 생활하다 보니 건강보험료가 월 13만 원을 초과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부모님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었다면 기준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만, 부모님 역시 다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있거나 연금을 수령하고 있어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또 다른 지인은 자영업을 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실제 수입도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지역 건강보험료가 15만 원 정도 나온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소득이나 생활 수준만 놓고 보면 결코 부유하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이러한 사례를 접하면서 '소득 하위 70%'라는 표현이 과연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실제로는 재산과 소득이 상당한 사람이라도 부양가족이 많으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독신으로 생활하거나 건강보험료 산정 방식에 따라 상대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사람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 정책은 일정한 기준을 세워야 하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제도는 존재하기 어렵다. 나 역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상위 30%는 제외한다"는 표현은 국민들에게 지나치게 단순한 인상을 준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듣고 재산이 많거나 소득이 높은 사람만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가족 구성, 건강보험 산정 방식, 피부양자 여부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
결국 문제는 지원금 지급 여부가 아니라 기준을 설명하는 방식에 있다.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종의 '독신세'를 내는 셈이라고 체념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정부는 국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 차라리 "건강보험료와 가구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준"이라고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오해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정책은 국민의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래서 숫자 하나를 제시할 때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하위 70%'라는 표현은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숫자가 보여주는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어쩌면 문제는 지원금 자체가 아니라, 그 기준을 설명하는 방식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