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올라온 성선설과 성악설에 관한 글을 읽고 저 역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몇 자 적어봅니다.
어제 아버지를 모시고 백내장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대학병원은 예약이 밀려 내년이나 되어야 진료가 가능하다기에 안과 전문의가 세 분 계신 지역 유명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도착해 보니 대기하는 환자만 쉰 명쯤 되어 보였습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정말 잘하는 병원인가 봐요.”
제가 웃으며 말씀드리자 아버지도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진료를 받으러 가던 길
과속 단속 구간이 나오자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여기부터는 천천히 가거라.”
저는 웃으며 농담을 건넸습니다.
“범칙금은 아버지가 내실 거니까, 제 돈 안 내도 돼서 괜찮아요.”
아버지는 그저 허허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들에게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정직하게 살아라.”
“거짓말하지 마라.”
어릴 때는 그저 부모님이 하시는 평범한 잔소리려니 했습니다. 왜 그토록 정직을 강조하셨는지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차 안에서 아버지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 어릴 때부터 왜 그렇게 정직하게 살라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잠시 생각하시더니
예전 동네에 살던 이들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평소 됨됨이가 바르지 못했던 윗집 용수네와 철이네 이야기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두 집안 모두 동네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여러 가지 일로 구설에 오르내렸다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흘러 용수네 아들이 귀농해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아버지 말씀에 따르면
그 아들 역시 동네 사람들과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았고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가만히 되짚어 보면 타고난 기질도 있겠지만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 말과 행동.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오랜 시간 우리 내면에 깊이 남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릴 때는 잔소리처럼만 들렸던 아버지의 속뜻은 남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담겨 있었습니다.
오늘도 아버지와 나란히 보폭을 맞추며 걷는 이 평범한 시간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온결님 글이 따뜻하네요 제 마음도 덕분에 따뜻해졌어요 감사드려요 행복한하루되세요^^
수풀님 아이디 예뻐요~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 졌다니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