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사상 가득한 할아버지 영향으로

당연히 자식은 부모에게 자식된 도리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자식은 무조건 부모말에 따라야한다고...

저한테 그렇게 살아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었는데, 환경(어른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께 하는 모습을보고)이 그러니 자연스럽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살았어요.

모든 부모가 당연히 자식을 위하고, 희생하며 사는줄 알았어요.

10여년 전에 친하게 지냈던 동생이 있었는데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엄마와 엄마 남자친구와 같이 살았어요.

그 아이가 엄마가 아저씨랑 자주 싸운다고

집에 가기 싫대요.

엄마가 싫대요.

아저씨가 무섭대요.

그런 그 아이에게 니가 엄마한테 힘이 되어줘야지하며 다그쳤습니다.

니가 약해지면 안된다고, 엄마를 생각하라고 다그쳤습니다.

타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어요.

가족이 제 삶의 원동력이었던 제가

가족으로 인해 우울증이 걸려 죽고싶은 일이 저에게 생깁니다.

평생 죽고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고

오히려 그런 생각을하는 사람을 욕하고 살았습니다.

엄마가 40대 초중반에 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우리엄마는 더 살고싶어도 그 젊은 나이에 병으로 죽었는데 스스로 죽는다는게 사치같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있던 제가

가족에 대한 상실감과 애정결핍으로 우울증에걸려 죽고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가 없던 사람이었는데, 제가 그렇게되고보니 유명인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게 이해가 되더군요.

그 전엔 욕 엄청했습니다.

가족생각하면 그러면 안된다고...

그랬던 제가 가족으로 인해 죽고싶어지니 이젠 오죽하면 가족이 있는데도 죽었을까? 로 생각이 바뀌더군요.

그러면서 예전에 저한테 가정환경을 얘기해줬던 그 동생이 떠올랐어요.

내 생각이 달라지니, 그 동생한테 그때 정신차리고 힘내라고 다그치기만했던 제가 너무 후회되더라고요.

당장이라도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싶었지만,

연락 끊긴지 오래고, 건너건너 연락 끊겼던 사람들에게 수소문해 연락처를 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못했습니다.

1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마음 속 깊이 남아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아이가 당시에 얼마나 힘들고, 기댈 곳이 필요했을까? 이런 생각이 뒤늦게 들더라고요.

내가 비슷한 상황이 되니

내 생각이 바뀐거죠.

가족이 무조건적인 힘이 되지 않는다는 걸

오히려 그 기대때문에 절망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걸

나를 살고싶게 하는 원동력만 되는 줄 알았는데

나를 살고싶지않게하기도 한다는걸...

우울증은 생각을 정상적으로, 긍정적으로 하지 못하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될 줄 몰랐는데, 겪어보니 그래요. 온통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생겨요.

저도 웃긴게 가족으로 인한 제 마음때문에 죽고싶은데,

남은 가족이 충격받을까봐 걱정되어 시도를 못하겠더라고요.

그 한번의 시도가 성공할것 같았거든요.

결과적으로

가족으로 인해 우울증 걸려서

매일 수십번, 수백번 죽음을 생각했던 제가

가족이 받을 충격이 걱정되어 실행에 옮기지 못해 지금 이 글을 쓰고있습니다.

가족들은 변한게 없었어요.

제 상황이 변하면서 제 마음이 변했던건데

저만 힘들다고 생각했던거죠.

가족들한테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기다리고있었대요.

아마 저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었다면,

가족으로 힘들 수 있다는걸 겪어보지 않았다면,

가족은 당연히 나에게 긍정적인 삶의 원동력이고,

나를 버리면서까지하는 희생도 당연하다 생각하고 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들이 아빠가 엄마를 때리니까 칼을 들었다는 글을 봤어요. 아빠 죽이겠다고. 그래서 엄마가 아들 살인자 만들까봐 이혼했대요.

뉴스에도 나왔죠. 성적 스트레스 심하게줘서 엄마 살인한 우등생 아들...

이런 아들한테도 패륜아라고 욕할 수 있나요?

저는 못하겠습니다.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한테 손가락질 못하겠습니다.

제가 쓴 오래살고싶다는 마음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이 많은 관심과 논란을 불렀네요.

제 상황에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70넘은 아빠가 부인 암으로 보내고

본인을 낳지도, 키우지도 않았지만

본인 아버지의 여자로 사셨던 할머니에대한 도리로

100세 노인을 케어중인데

요양병원은 거부하고

100세라 안아픈곳이 없으니

대형병원은 매일 가고싶어합니다.

아프다고 아프다고 앓는 소리하면서

주무시다 일어나서 약먹어야된다고 죽달랍니다.

본인 몸 케어할 수 있으면 100세가 뭡니까?

150, 200살까지 사시면 좋죠.

자식이어도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게 이기적이란겁니다.

적어도

본인 케어하는 늙은 자식한테

더 살고싶다고 하는것보단

나때문에 니가 고생이다.

이런말하는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이 패륜이면, 저는 패륜아가 맞습니다.

저한테 패륜아라고 비난하시는 분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100세 노인을 스스로 케어하고 그러시는거죠?

자식이 내가 힘들어도 부모가 더 오래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늙은 자식이 나때매 고생하는걸 뻔히 알면서도 더 살고싶다는건 다르다 생각합니다.

고령화로 그 자식도 늙어서 자식 케어받아야 할 나이인데요.

감성에만 젖어있을게 아닙니다.

현실입니다.

님에게 일어나지 않았을 뿐

누군가에게 일어나고있는 현실입니다.

내 현실에 아직 없는 일이라고

비난만하는건 은퇴카페에 어울리지 않는것같아요.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가는게 제일 큰 불효라던데

노인 자식이 노인 부모 케어하다 먼저 떠나지 않는다는 확신있나요?

제 현실에선 그런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리고, 젊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카페도 아니고

은퇴카페이면

주식, 부동산 같은 경제적인 상황만 생각할게 아니라

죽음에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요?

자살을 하라는게 아니라

고령인 부모를 케어하는 자식도 고령이니

부모라면 자식의 남은 인생 편히 쉬도록

삶에 집착은 하지 않아야하지 않겠냐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90세 이상 고령인데도 더 살고싶다하는건

늙은 자식의 희생이 있어야하기에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는겁니다.

그 늙은 자식의 자식도 생각해주세요.

저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