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참 좋습니다. 국내 증시도 엄청난 활황을 보이며, 올 1월 4,200선으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가 이제는 9,000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좋은 장세 속에서 본인의 수익을 인증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사실 수익 인증글을 올리는 분들의 심리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실제 생활에서는 함부로 꺼내기 못할 내용이니까요.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걸 주변 사람이 알아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죠.
속으로는 흐뭇하고 좋은 감정을 아주 가까운 사이에서만 공유하는 게 현실입니다. 자랑은 하고 싶은데 실생활에서는 여건이 안 되니, 익명이 보장되는 카페에 공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증글이 카페에 올라오면 카페 회원분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일단 누군가 수익을 많이 보았다니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비록 이번에는 내가 아니지만, 나도 언젠가 저 사람처럼 수익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아주 정상적인 반응이죠. 그래서 많은 회원분이 덕담하듯 축하의 댓글을 남기곤 합니다.
반면에 이런 인증글을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굳이 이런 곳에 와서 자랑하듯 수익을 인증하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이겠지요. 상대적으로 나는 못 벌었는데 누군가는 큰 수익을 냈다는 것에 대한 시기심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딱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촌이 땅을 샀을 때 시기심에 배만 아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러우면서도 "어떻게 땅을 샀는지" 궁금해하며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매달 제블로그에 투자일지를 게시하고 있습니다.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제 투자 방식에 대한 신념을 다지기 위함입니다.
저 역시 제가 하는 투자법에 대해 가끔은 의심이 들고, 이것이 맞는지 증명받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 지수를 중심으로 장기 투자하는 제 입장에서, 최근 국내 주도주들을 필두로 한 국내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을 보면 소외감(FOMO)이 들기도 합니다. 연 7~8%를 목표로 차근차근 투자 중인데, 몇 달 사이에 두 배, 세 배 수익을 거두는 분들을 보면 신념이 흔들리는 게 사실이니까요.
둘째는 투자를 처음 시작하거나 노후 준비가 막연한 분들에게 정보를 나누기 위함입니다.
투자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게 저에게 손해라면 절대 공유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수익 인증을 하셨길래 포트폴리오를 조금 공유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힘들게 공부해 알아낸 정보라 공개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속으로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주식이라는 건 많이 알려지고 사려는 사람이 많아야 주가도 올라가고 수익도 보는 법인데, 그걸 신주단지 모시듯 꽁꽁 숨기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요?
저는 투자 초기에 엄청나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주변에 물어도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해 혼자 끙끙거리며 공부하고 터득해야 했습니다.
연금저축계좌, IRP, ISA 같은 절세계좌가 뭔지도 몰라 우왕좌왕했죠. 이런 지식들을 무슨 비법인 양 비밀로 한다고 해서 저한테 도움 될 것도 없고, 반대로 여러 사람에게 알려준다고 해서 제가 손해 볼 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마찬가지라면, 주변에 도움을 주며 삶을 더 풍족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니 세상사 참 다양합니다.
개인적으로 과정이나 종목 공개도 없이 덩그러니 평가금이나 수익률만 올리는 글은 아무런 정보도, 도움도 안 되는 '단순 자랑글'이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수익을 인증하면서 포트폴리오도 함께 공유해 주고, 그간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상세히 적어주시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을 받기도 하고 진심으로 축하하게 됩니다.
유튜버이자 작가인 '오일전문가'라는 분이 가끔 전체 포트폴리오와 함께 수익 인증을 올려주십니다.
제가 하는 투자 방식과는 다르지만 항상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 배당주 투자로 자산을 크게 일군 유튜버 '쭈압'이라는 분도 좋아합니다. 4년 전 6억 원이었던 자산을 현재 40억 대까지 불리신 분인데, 콘텐츠 마지막에 항상 본인이 보유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투명하게 공개해 줍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배아파하며 시기하고 끝나는 사람과, 배는 아플지언정 "어떻게 땅을 샀는지 물어보고 배우려는 사람"의 미래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후자는 나중에 자신도 땅을 살 수 있는 가능성에 훨씬 더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사촌이 땅을 샀을 때 유독 배가 아픈 건, 그 사촌을 잘 알고 가깝기 때문입니다.
얼굴도 모르는 옆 동네 김 씨가 땅을 샀다고 해서 배가 아프진 않으니까요.
카페내 회원들은 어찌 보면 서로에게 '옆 동네 김 씨' 정도의 존재일지 모릅니다. 타인의 수익 인증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며 스트레스받기보다는, 그 안에서 배울 점을 찾거나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