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소설가는 행복이란 찰나의 순간이라 했다.
어제 아들이 하교후 집에 와서 방과후수업
가기 싫다고 징징거렸다.
그래도 가야지. 네가 신청한건데.
아 진짜 담 학기부터는 진짜 안해. 귀찮아.
하고 꾸역꾸역 나갔다.
아들은 방과후에 키즈쿠킹을 신청했는데
거기서 만든걸 매번 가져와 우리를 먹인다.
맛이 없다...
잠시 후, 키즈쿠킹에서 파인애플피자를 만들었다고
갖고 왔다.
원래 이런 거였는데 (선생님이 보내준 사진)
집에 온 건 이런거다.
그래도 전에 꺼보단 나아서 반을 잘라
에어프라이기에 돌리니 먹을 만했다.
원래 남김없이 다 먹는데
문득 남편이 생각나서 반을 남겼다.
남편이 9시 되서야 집에 왔다.
신발을 벗자마자 발냄새가 확~ 난다.
당장 발부터 씻어! 라고 하고 싶지만 참는다.
그도 고단했겠지.
그가 식탁 자신의 지정석에 앉자
내가 피자를 데워줬고
남편은 감탄했다.
아들은 그 옆에 앉아 자신의 솜씨를 자랑했다.
너 가기 싫다며.
피자인 줄 몰랐지.
자기야 난 맨날 자기 남긴것만 먹어?
아냐 이건 남긴게 아니라 덜어둔 거야.
아빠 빨리 먹어봐!
음? 엄청 맛있는데? 우리아들 최고!
휑했던 남편 자리에 우리가 몰려들어
양쪽에서 조잘대고 남편은 흡족하게 웃었다.
이것이 행복의 순간.
아들의 징징거림도 내 식욕도 남편의 발냄새도
넘고 넘어 얻어낸 찰나의 순간.
